더 나은 삶을 위해서가 아니예요.. 그냥 살고 싶어서.. 살고 싶어서 이혼을 결심했어요.
이혼을 위해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대부분은 비슷한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듯 합니다.
불안과 두려움, 슬픔과 상실감, 분노와 억울함, 후회와 회의감..
부부사이가 원만한데 이혼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상담을 하다보면 유독 불안해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분들은 상대 배우자가의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강한 경우들이 많더군요.
동생에 손에 이끌려 사무실을 방문한 그녀 역시도 그랬습니다.
그녀를 처음 보았을때 첫인상은 무척이나 무기력하고 우울해보였죠.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녀의 일상은 모두 남편의 허락으로 시작되고 끝이 나더군요.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쇼핑을 하고, 미용실을 가는 것도..
장을 보는 것도 남편의 허락을 구해야 했고,
친정을 방문하는 것도.. 자신의 동생을 만나는 것도 남편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가 고개를 숙인채
"하지만 저는 남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제가 뭘 하겠어요.."라며 남편을 벗어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그런 언니의 모습이 동생은 무척이나 답답해보였나봅니다.
이혼은 결국 당사자가 결정을 해야하는 문제이기에 남편없이는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그녀에게 아무리 동생이라도 이혼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동생은 결국 "언니 그래 니 인생인데 니맘대로 살아라 그냥 그렇게 살아!!"라며 상담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습니다.
그렇게 2년쯤 지났을 무렵
그녀가 다시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가 아니예요.. 그냥 살고 싶어서.. 살고 싶어서 이혼을 결심했어요."
그날 이후 그녀는 우연히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었다 했습니다.
그리고 외도사실에 대해 남편에게 따져 물었더니 남편은
'니가 제대로 하는게 뭐가 있냐 집에서 놀고 먹으면서.. 넌 내덕에 편히 살면서, 사람 마음하나 편하게 못해준다.
니가 나를 만족을 못시켜주니 내가 밖에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거 아니냐며 오히려 자신의 외도가 그녀의 탓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밖에 나가서 커피한잔을 사먹으면 100원짜리 하나 못버는 주제에 돈을 펑펑 헤프게 쓰고 다닌다.
집에서 놀고 먹는 주제에 남편이 퇴근할 때 되면 미리 들어와 밥상은 차려놔야지 정신 안차리고 사냐
밥상 차린 꼬라지하고는... 도대체 할 줄 아는게 뭐냐.
뭐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그저 가져다 주는 돈만 쓸줄 안다.. 등등
그녀를 무시하고 비하하는 폭언과 막말을 일삼았습니다.
결국 그녀는 이혼을 결심했지만
"제가 보낸 소장을 남편이 받으면 저를 가만히 둘까요?"
"남편에 거짓말을 판사님이 다 믿으면 어떻해해요?"라며 남편의 반응을 걱정하고 소송을 무척이나 두려워 했습니다.
상대방의 보복이 두렵고,
혼자 살아갈 용기가 없다 말하는 사람들
이혼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불안감은 당연한 것입니다.
배우자에 대한 두려움,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은 오랜시간 비정상적인 관계속에서 살아온 후유증일 뿐입니다.
나르시시스트 성향의 배우자들은 대부분 언변이 좋고 사회성이 좋은 경우들이 많기에
혹여나 판사님이 배우자의 거짓말을 믿으면 어떻게 하나..
혹시나 소송에서 불리해지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하시곤 합니다.
두려워 하지 마세요.
실제로 소송을 해보면 말도 안되는 괴변과 억지 주장, 거짓 주장들이 난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재판은 감정이 아닌 증거로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다 할 근거도 없는 거짓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충분한 준비와 명확한 입장 정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혼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혼이 반드시 지금 상황을 해결하는 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의 관계가 당신을 지속적으로 무너뜨리고 있다면..
지금의 결혼생활이 당신을 지속적으로 황폐화 시키고 있다면
자신을 위해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스스로를 위해 가장 나은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