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하면 모두 끝날 줄 알았는데..
이혼 후,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면접교섭과 양육비 문제로 또다시 다투곤 합니다. 특히 양육비지급과 더불어 양육비사용내역에 대해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혼 시, 아이의 친권 및 양육권자로 내가 지정되어 아이를 잘 양육하고 있음에도 비양육자인 상대방이 아이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으니 양육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겠다며 양육비사용내역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명의로 된 통장과 체크카드를 만들어, 그 통장에만 양육비를 입금하겠다고 말하며 비밀번호는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로는, 아이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양육자와 비양육자가 각각 양육비를 입금하고, 그 통장에서 양육비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며, 사용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양육비 사용내역 공개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양육비 사용내역 공개에 대해 대법원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양육비 사용방법을 특정하는 것은 아이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양육할 권한을 가진 양육자의 재량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양육비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양육자에게 예금계좌 거래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추가적인 분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양육비를 사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양육자의 본질적인 권리입니다. 이혼 후 아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고 있는 사람이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까지 통제하려는 것은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양육자의 본질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사실 결혼 생활 중에도 배우자에게 **“돈을 어디에 썼냐”**며 돈의 사용처에 대해 하나하나 따지고 든다면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이혼 후에는 서로 남남인데 서로에게 간섭을 할 수는 없겠죠?
이혼한 부부가 양육비 사용내역을 두고 계속 다툰다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는 헤어져도 부모는 남는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혼 후 끝나지 않는 양육비 분쟁은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비양육자는 아이를 위해 양육비를 제때 지급하고 양육자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만약 양육자가 양육비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 양육비 사용내역을 두고 다툴 것이 아니라 법원에 양육비 감액을 요청청하거나 양육권 변경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해결을 하시기 바랍니다.